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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개미도 화장실이? 개미와 인간에게 화장실은 어떤 의미일까?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개미도 공중 화장실 문화가 있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복잡하게 뒤얽힌 개미집에서조차 화장실로 쓰이는 방이 따로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 인간의 화장실 역사와 의미도 생각해보고 싶다.

 

개미집 안에도 화장실은 존재한다?

이것은 '고동털개미'라는 종류의 개미를 연구한 결과이다.
(※자세한 내용은 내셔널지오그래픽 기사를 참조하기 바랍니다)

 

기사에 따르면 연구팀은 식용 색소로 염색한 설탕물을 개미에게 주었다고 한다.
실험 시작 후, 2개월 뒤 복잡한 개미집 안을 살펴본 결과, 유독 어느 특정한 방에서만 착색된 배설물이 모여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것은 개미도 화장실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 개미들은 왜 화장실이란 것을 만들었을까?

이 실험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다음과 같은 3개의 예측을 내놓았다.

  1. 화장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배설물에 있는 페로몬이 몸에 묻어, 집단의 동료라는 사실이 증명된다
  2. 배설물 자체에 향균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그것으로 개미집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3. 배설물 자체가 개미 유충에게는 귀중한 영양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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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장은 아직 가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연구에 따라 정확한 이유가 밝혀질지도 모른다.

그렇다 치더라도 개미가 화장실이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개미집에서 나가 일을 하는 '일개미'는 전체의 20% 정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어쩌면 나머지 개미들은 화장실을 청소하는 등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문화적인 여러 역할을 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개미집에 화장실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직 가설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인간에게 있어 화장실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에게 있어 화장실의 존재 이유

인류와 화장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사람은 화장실에 의해 이익을 얻기도 하고, 반대로 불이익을 겪기도 한다. 오랜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①인분은 거름이 된다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인분이 비료로 사용되었다.

실제 인분의 매매도 있었다고 한다. 화장실은 인분을 모아 재사용하는 시스템으로 기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양 문화가 들어오고, 점차 위생적인 측면에서 사라져 갔다. 또, 값싸고 성능 좋은 화학 비료의 존재가 그 뒷받침을 하기도 했다.

 

②인분은 먹이도 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으로 제주도의 똥돼지란 것이 있다.
(※현재는 사람의 인분 대신 사료를 먹이며, 그 이름만 내려오고 있다)

이는 인분을 그대로 돼지의 먹이로 삼는 화장실 시스템 중 하나다.

이 문화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인도의 일부 지방에서도 그렇고, 특히 그 기원으로 고대 중국이 발생지라는 소리도 있다.

고대 중국인들은 야채를 많이 섭취하였다. 그래서 소화된 나머지 영양분들이 인분에 많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돼지가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로 친환경적인 시스템이 아닌가?

 

③인분은 전염병의 원인이 된다

고대 유럽은 동양에 비해 배설처리에 무관심했었던 것 같다.

집에서 배설한 것을 그대로 양동이에 담아 아무렇지 않게 거리에 던지기도 했다. 일설에는 하이힐의 높은 발 뒤꿈치는 그런 배설물이 묻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중세의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신사나 숙녀 모두, 정원의 화단에서 큰일(?)을 보기도 했다. 우리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 커다란 '플레어 스커트'도 배설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한 번, 상상해보자. 청초하게 걸으며, 그 걸음 뒤에는 큰 플레어 스커트에서 배설물이 나온다는 상상을…… 그런 일도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비위생적인 문화는 콜레라와 같은 질병이 만연해지자, 위생관념의 개선에 의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인분이나 토사물들은 이런 질병의 매개물이다. 위생적인 화장실은 병원균의 확산을 방지한다. 화장실은 인류의 생존에 있어 필수적인 시스템인 것이다.

 

정리

화장실은 왜 존재하는가?

그것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초래하는 질병이나, 여러 가지 악영향 때문에. 그리고 배설물을 동물의 먹이로 하거나, 비료 등으로 사용하는 문화 역시 위생화 비료의 진화로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라 해도, 화장실은 위생적인 측면 외에 중요한 역할이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역할 말이다.

 

세계에서도 한국인만큼 배설하는 모습을 극도로 부끄러워하는 민족은 없다.

"아니, 그건 당연히 부끄러운 거 아냐?"라고 생각하겠지만,
대표적으로 중국만 살펴봐도, 벽이 없는 '니하오 화장실'이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국가를 살펴보면, 완벽한 밀실이 아닌 화장실도 꽤 된다고 한다.

배변하는 모습을 조금만 엿보여도 큰 거부감을 보이는 한국에 비해 저항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장실은 위생 면에서도 좋지만, 어쩌며 아무도 볼 수 없는 공간이란 뜻이 중요한지도 모르겠다.